엄마의 새냉장고

20151104

우리집엔 아주 오래된 냉장고가 있다. 무려 제조사가 GoldStar다. 좋은 거, 새거 나도 참 좋아하는데, 그냥 냉장고는 그런걸 쓴다. 소리도 엄청 시끄럽고 이사올 때 선반 하나를 잃어버려서 이젠 많이 넣지도 못 한다. 좋은 걸로 하나 살까했는데, 엄마는 결혼하면 여자가 사올거라고 그냥 쓰는게 좋겠다고 하셨다. 요즘엔 생수만 가득한 옛날 냉장고. 근데 엄마가 냉장고 모델을 딱 집어 사달라신다. 사드렸다. 예전에 아버지가 내게 그러셨던 것 처럼 아무 이유도 묻지 않고 그냥 사드렸다. 결국 엄마가 나보다 먼저 새 냉장고를 갖게 되었다. 이젠 이상하지도 않고 생색도 내기 귀찮아졌다. 일년에 두어번 그 냉장고를 열어볼 것 같고, 내가 쓰는 냉장고만큼 잘 버텨줬으면 좋겠다.

1개의 응답

  1. 그럼 전에 쓰시던 냉장고를 좀 주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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