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묵적인 합의

아이돌의 연애는 팬들과의 배신인가? 

아이돌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기획사의 막대한 투자와, 아직 데뷔조차 하지 않은 개인의 혹독한 노력이 전제된다. 여기에 이미지와 캐릭터가 설계되고, 시스템적으로 생산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든 그룹이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결국 핵심은 ‘인기’다.

그렇다면 인기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답은 비교적 명확하다. 특정 이미지를 대중에게 반복적으로, 그리고 대량으로 소비시키는 과정이다. 이 지점부터 개인은 더 이상 순수한 개인으로 존재하지 않는다. 만들어진 이미지와 캐릭터, 즉 하나의 상품이 된다. 이를 좋게 표현하면 ‘아티스트’라고 부르겠지만, 구조적으로는 상품화된 존재다.

여기까지 오면 한 가지 질문이 남는다. 한창인 나이에 아이돌로 살아가는 삶은 무엇과 맞바꾼 결과인가. 그들은 또래보다, 혹은 작은 기업들보다 더 많은 수입을 얻기도 한다. 그러나 그 수익과 지위는 개인 혼자만의 결과가 아니다. 회사, 개인, 팬. 이 세 주체가 맞물려 만들어낸 합의의 산물이다. 셋 중 하나라도 빠지면 ‘아이돌’이라는 직업은 성립하지 않는다.

그래서 중요한 것은 ‘합의’다. 합의되지 않은 상황에서 어느 한쪽이 불편함이나 불만을 표출한다고 해서, 그 목소리가 반드시 잘못된 것은 아니다. 다만 그 구조가 요구하는 무게를 감당할 수 없다면, 애초에 자연인으로 살아가는 선택이 더 논리적일 수도 있다. 이는 법적 책임의 문제가 아니라, 직업적 특성의 문제다.

연애를 하지 말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연애를 하면서 발생하는 불편한 상황, 시선, 감정적 부담 역시 그 직업이 동반하는 비용이라는 점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이다. 아이러니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그것이 바로 아이돌이라는 직업의 성격이다. 그렇게 돈을 버는 일이, 과연 쉬운 일이더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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