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충걸 편집장이 GQ를 떠난다.
17년동안 미약하게나마 그런 느낌의 삶을 훔쳐보는 재미가 있던 잡지.
PAPER부터의 연결고리로 막연하게 정기구독을 하게 된 잡지.
딱 사회생활을 처음 시작 할 무렵이라 더 애착이 갔던
그래서 그 시간의 흐름이 남 같지 않다.
물론 GQ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겠고 정기구독을 갑자기
중단하게 될 것도 아니지만, 편집장의 능력이 얼마나 대단한지를
너무나도 잘 알기에 밀려오는 서운함과 당황스러움은
손발이 잘 맞던 디자이너가 갑자기 회사를
그만둔다고 했을 때의 느낌 정도랄까?
다시 몇 달치 Editor’s Note를 뒤적거렸고 빼곡하게 적혀있던
글을 봤지만 단서는 못 찾았다.
‘어딜 가도 잘 하겠지?’
나이 먹고 요상한 오지랖에 이런 걱정까지 하고 있지만
문자로 다 쓰지 못 할 서운함이라는 게 참 그렇다.
잡지는 짐이 된다는 것을 아는 나는 또 필요한 몇 페이지를 죽죽 찢어서
스캔을 받아버리곤 다시 휴지통으로 버리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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