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의 기록 2015

20160916

2005년 어느 날, 가계부를 엑셀을 이용해 매일매일 작성한지가 어느덧 10년이 넘었다. 가계부의 특별한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아마도 혼자 살았고 샐러리맨이었기 때문에 수입과 지출에 대한 부분이 상당히 민감했던 것 같다. 특히 수입이야 뻔하지만 지출이 잦은 생활패턴이라 한 달에 얼마를 써야겠다는 생각으로 대체 어디에 얼마를 지출하고 있는지가 궁금해서 시작하게 되었다. 10년 전에는 한 달에 ’90만원이상 쓰면 망한다’는 모토로 치열하게 작성을 했지만 두어 번 성공했을 뿐 늘 오버되는 소비 생활의 연속이었다. 그 이후로는 그냥 습관처럼 또는 일기처럼 그날의 지출 내역을 카테고리로 나누어서 어디서 무엇을 얼만큼 어떻게 썼는지를 기록하기 시작했다. 쓰임이 복잡하고 대담해질수록 엑셀의 셀이 점점 늘었고 더불어 엑셀문서 작성 실력도 늘었다.

가계부 작성 10년을 스스로 기념해 2015년 소비의 기록을 연차보고서 마냥 만들어보았다. 하지만 이 리포트에는 수입에 대한 내용은 빠졌다. (엑셀 문서에는 아주 조잡하고 복잡하게 작성되어있지만…) 그리고 아주 자세한 지출의 내용도 없다. 그냥 눈에 보이는 숫자의 흐름만을 카테고리 별로 모아서 데이터로 뽑고 해당 아이템들을 모았다. 1년을 되돌아보는 느낌으로 숫자를 되짚어보면 어떤 일들이 있었고, 누구를 만났고, 또 무엇을 먹었고 무엇을 샀고 어디에 있었는지 상세하게 기억이 난다. 그래서 재미있고 또 부끄럽다. 그렇게 2015년을 숫자와 이미지로 기억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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